이치로 단타의 가치는?

이치로의 안타는 대부분 장타보다는 단타이다. 그의 통산 안타 중에는 무려 81%가 1루타인데, 이는 평균적인 선수의 수치(65%)를 크게 상회한다. 이는 그의 컨택 위주의 타격과 빠른 스피드가 주로 단타를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는 ‘똑딱이’ 혹은 ‘딱콩이’ 등으로 불리며 많은 폄하를 받는다. 그렇다면, 그의 단타는 실제로 어느정도의 가치를 지닌걸까?

실제로,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은 각각 몇 점을 생산해내는지 알아보자. 가장 간단한 홈런부터 보면, 홈런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소 1점을 만들며 만루의 상황에서 최대 4점을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1루타의 경우, 주자가 없거나 주자가 1루에만 있을 경우에는 점수를 만들지 못하며, 주자가 2루와 3루에 있을 경우 최대 2점을 가져다 준다. 이렇게 1루타와 홈런은 서로 다른 점수를 만들어내지만, 그 정확한 가치는 상황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만약 상대 투수가 리그 최고 수준의 에이스이고, 우리팀의 출루율이 1할 이하인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렇게 점수를 내기 힘든 상황에서는 어떤 타자가 1루타를 쳤다고 해서, 그것이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다. 즉, 1루타의 가치가 0에 수렴한다. 하지만 투수의 구위가 형편없고, 우리팀의 출루율이 100%인 상황에서는 어떤 타자의 1루타는 무조건 득점으로 연결되므로 상대적으로 가치가 증가한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안타의 가치는 달라지기 때문에, 장기간의 통계적 데이터를 활용해서 평균 기대 득점값으로 그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면, 노아웃에 주자가 1루에만 있는 상황에서, 기대 득점값이 통계적으로 0.38점이라고 하자. 이 때 1루타를 치면 1루 주자가 2루 또는 3루로 가게 될 것이다. 편의상 3루로만 갔다고 가정하면 상황은 노아웃에 주자 1,3루로 노아웃으로 변경된다. 이 때의 기대 득점값이 1.24점이라고 하면, 내 1루타는 1.24-0.38=0.86점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지금은 노아웃에 주자 1루 상황만을 예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상황이 매우 다양할 것이다. 이런 다양한 상황을 선형 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하면, 평균적인 1루타의 가치를 측정해낼 수 있다. 이렇게 구해보면 그 값은 약 0.5점이 되고, 반면 타석에서의 아웃은 기대 득점값을 낮추므로 음수를 갖는데, 그 값은 통계적으로 약 -0.3점이다. 따라서 아웃을 기준으로 산출한 1루타의 가치는 약 0.8점(=0.5+0.3)이 된다. 이 값은 회기 분석의 기준이 되는 통계 데이터에 따라 달라지는데, Fangraphs.com에서는 연도별로 그 값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값들은 wOBA coefficient라고 불리는데, 이는 wOBA라는 스탯을 계산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 스탯에 대한 설명은 다음에 하도록 하겠다.)

coe

위 표는 Fangraphs.com에서 제공하는 wOBA coefficient 값이다. 예를 들면, wBB는 타석에서 아웃 대비 볼넷을 얻는 것의 기대 득점값을 의미한다. 매년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 샘플이 달라지므로, coefficient 값도 약간씩 달라지고 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 wHR은 약 2.0 이고 w1B는 약 0.89 이므로, 홈런은 1루타의 약 2.2배 더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치로는 2013년까지 통산 2225개의 1루타를 기록하였는데, wOBA coefficient로 비교하면, 이는 약 1011개(!)의 홈런의 가치와 같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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