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능력은 추신수가 이치로보다 더 낫다?

2013년 추신수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적어도 그의 타격 능력만큼은 이제 이치로를 넘어섰다라고 이야기 한다. 과연 그렇게 볼 수 있을까? 둘의 각각 전성기 시즌을 비교해보자. 바로 이치로의 2004년도와 추신수의 2013년 시즌이다. 둘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

[이치로 ’04] 타율: .372, 출루율: .414, 장타율: .455, 안타: 262, 볼넷: 49, 홈런: 8, 타점: 60
[추신수 ’13] 타율: .285, 출루율: .423, 장타율: .462, 안타: 162, 볼넷: 112, 홈런: 21, 타점: 54

이치로는 추신수보다 안타 수가 압도적으로 더 많아 타율이 높으며, 추신수는 볼넷이 많아 출루율에서 근소하게 앞선다. 또한 홈런 수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여, 추신수의 장타율 및 OPS가 더 높다. 그럼 이 두 시즌을 득점 생산성 측면에서 비교해보자.

이전에 이치로 단타의 가치에 대해서 설명했던 적이 있다. 유사한 방법으로 타석에서의 모든 이벤트들에 대해서 가치를 측정할 수 있으며, 그 값들은 팬그래프닷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니면 여기 참고)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타자들에 대해서, 어떤 타자의 타석 당 득점 생산량을 계산해낼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wOBA의 시작이며,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 wOBA (Weighted On-Base Average) = wOBAscale x ( wBB x uBB + wHBP × HBP + w1B × 1B + w2B × 2B + w3B × 3B + wHR × HR ) / ( AB + BB – IBB + SF + HBP )

모든 이벤트들에 대해서 가중치를 부여하여 타자의 타석 당 득점 생산량을 산출한다. 그리고 이 값에 다시 wOBAscale 라는 상수를 곱한다, 이는 wOBA 의 범위를 이해하기 쉽도록 출루율의 수준으로 일치시키기 위함이다. 즉, 리그 wOBA의 평균값은 리그 출루율의 평균값인 .320 수준으로 수렴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370 이상의 wOBA면 훌륭하고, .400 이상이면 리그 최고 수준으로 간주된다. 그렇다면 이치로와 추신수는 어떨까?

이치로 ’04년 wOBA: 0.375
추신수 ’13년 wOBA: 0.393

추신수의 wOBA가 이치로보다 약 2푼가량 높다. 이는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더욱 뛰어나다는 걸 의미한다. 이치로 ’04년의 0.375도 높은 수준이지만, 추신수 ’13년의 0.393은 전체 11위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났다.

타석당 생산성은 ’13년의 추신수가 더 높았다. 그렇다면 타석에서의 생산량을 누적해보면 어떨까? 그것은 wRAA를 비교해보면 된다. wRAA는 타자의 리그 평균 대비 득점기여도를 측정한 것으로, wOBA로부터 아래와 같이 간단히 계산된다.

  • wRAA (Weighted Runs Above Average) = ( ( wOBA – league wOBA ) / wOBAscale ) × PA

어떤 타자의 한 시즌 wRAA가 10이라면, 그는 타석에서 리그 평균적인 선수보다 총 10점을 더 생산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20점 이상이면 상당히 높은 편이고, 40점 이상이면 리그 최고 수준이다. 정의에 의해서 당연히 0이면 평균적인 수준이다. 이치로와 추신수의 wRAA 값은 다음과 같다.

이치로 ’04년 wRAA: 29
추신수 ’13년 wRAA: 44

추신수 ’13년의 wRAA는 44점으로 이치로를 앞선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무려 6위의 성적이다. 비록 연도와 리그 평균 수준은 다를지라도, 추신수는 리그 평균보다 44점을 더 생산했고, 이치로는 29점을 더 생산했으므로, 타석에서의 득점 생산성은 추신수가 확실히 더 뛰어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주루와 수비를 고려한 종합적인 선수로서의 가치나, 그간 쌓은 커리어로는 아직 추신수는 이치로에 비교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이치로는 데릭 지터, 치퍼 존스 등과 비교되는게 어울릴 것이다. 그러나 추신수가 지금같은 활약을 10년 넘게(!) 꾸준히 이어간다면 그것은 또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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