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최고의 리드 오프 시즌은?

추신수가 2013년 메이저리그 리드 오프로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것을 좀 더 확대해서, 2000년 이후 최고의 리드 오프 시즌을 보낸 선수는 누구일까? 여러가지 리드 오프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후보가 되는 선수들은 각 연도에 리드 오프로서 활약했던 최고의 선수들이며, 다양성을 고려하면서도 결국 주관적으로 선택했다.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3 추신수, ’12 마이크 트라웃, ’11 자코비 엘스버리, ’10 칼 크로포드, ’09 헨리 라미레스, ’08 호세 레이예스, ’07 지미 롤린스, ’06 그래디 사이즈모어, ’05 자니 데이먼, ’04 이치로, ’03 후안 피에르, ’02 알폰소 소리아노, ’01 이치로. 정리해놓고 보니 엄청난 라인업이다.

1. 출루율

이미 언급했듯이, 높은 출루율은 리드 오프에게 가장 요구되는 능력이다. 앞의 리드 오프 타자들의 각 시즌 출루율을 살펴보자.

Rank Year Player OBP
1 2013 Shin-Soo Choo 0.423
2 2004 Ichiro Suzuki 0.414
3 2009 Hanley Ramirez 0.410
4 2012 Mike Trout 0.399
5 2001 Ichiro Suzuki 0.381
6 2011 Jacoby Ellsbury 0.376
7 2006 Grady Sizemore 0.375
8 2005 Johnny Damon 0.366
9 2003 Juan Pierre 0.361
10 2008 Jose Reyes 0.358
11 2010 Carl Crawford 0.356
12 2007 Jimmy Rollins 0.344
13 2002 Alfonso Soriano 0.332

모두 평균 이상의 훌륭한 출루율을 기록했다. 특히, ’13 추신수, ’04 이치로, ’09 헨리 라미레스는 무려 4할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했는데, 사실 이는 팀의 뛰어난 중심 타자들도 기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팀의 타순을 고려하면 리드 오프 자리에서 높은 출루율을 거두기가 더 어렵다. 투수 입장에서 승부를 회피해야 하는 상황을 더 적게 맞이하기 때문이다.) ’13 추신수는 .423이라는 출루율(리그 2위)로 2000년대 리드 오프 중 가장 높은 출루율의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흔히 출루율이 낮은 선수로 잘못 인식된 이치로는 ’04년에 .414의 매우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타율 자체가 워낙 높기도 했지만(.372), 그는 고의사구도 19개나 얻어냈다. 이치로는 ’01년에도 .381의 출루율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 시절 무려 다섯 번 .380 이상의 고출루율 시즌을 기록했다. 다시 말하면, 이치로는 2000년대에 출루율이 가장 높았던 리드 오프 중 한 명이었다. ’09 라미레스 또한 .342/.410/.543의 인상적인 비율 스탯을 기록했다. 출루율만을 놓고 봤을 때, ’13 추신수, ’04 이치로, ’09 라미레스, 여기에 4할에 버금가는 출루율을 기록했던 ’12 트라웃 정도가 최고의 리드 오프 시즌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2. 3OPS

OPS는 타자로서의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지표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OPS 수준에서 출루율이 장타율보다 1.8배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상황에서 팀의 입장에서의 결과이다. 사실 리드 오프의 경우는 출루율이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통계적으로 보면, 리드 오프의 출루율은 장타율보다 약 3배(!)의 중요도를 갖는다. 즉, 같은 OPS의 선수이면 출루율이 더 높은 선수가 팀 득점과의 상관관계를 훨씬 더 높인다는 뜻이다. (참고로 중심 타선의 경우는 출루율과 장타율의 비중을 거의 같게 보면 된다. 즉, OPS는 중심 타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탯이다.) 그럼 이를 바탕으로 리드 오프 평가를 위해 다음 스탯을 생각해보자.

  • 3OPS = ( 3 x OBP + SLG ) / 2

출루율에 3배의 가중치를 부여했으며, 스탯값 수준을 OPS와 유사하도록 하기 위해 2로 나눴다. 그럼 리드 오프의 3OPS 성적을 살펴보자.

Rank Year Player 3OPS
1 2009 Hanley Ramirez 0.887
2 2012 Mike Trout 0.881
3 2013 Shin-Soo Choo 0.866
4 2004 Ichiro Suzuki 0.849
5 2011 Jacoby Ellsbury 0.840
6 2006 Grady Sizemore 0.829
7 2001 Ichiro Suzuki 0.800
8 2010 Carl Crawford 0.782
9 2007 Jimmy Rollins 0.782
10 2008 Jose Reyes 0.775
11 2002 Alfonso Soriano 0.772
12 2005 Johnny Damon 0.769
13 2003 Juan Pierre 0.728

’09 헨리 라미레스와 ’12 마이크 트라웃이 가장 높은 3OPS 값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매우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면서도 장타율 또한 훌륭했다. ’09 라미레스는 .342 타율 및 24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며, wOBA가 무려 .407나 됐다. 즉, 공격적으로 매우 뛰어났던 시즌이었다. ’12 트라웃은 .326의 타율과 무려 30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며, 마찬가지로 .409의 wOBA를 기록했다. ’13 추신수 역시 높은 출루율로 인해 3OPS도 .866으로 대단히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04 이치로와 ’11 엘스버리도 .840 이상의 수준급 3OPS를 기록했다. .400의 출루율과 .500의 장타율을 갖는 선수의 3OPS가 .850로 계산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들의 성적은 충분히 훌륭한 것이다.

3. xR (Expected Runs)

지난번에 고안했던 스탯으로, 리드 오프의 기대 득점을 예측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이 스탯은 뒤에 평균적인 타자들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리드 오프가 거둘 예상 득점을 의미한다. 리드 오프를 평가하기에 좋은 지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Rank Year Player xR
1 2007 Jimmy Rollins 123.7
2 2006 Grady Sizemore 123.6
3 2002 Alfonso Soriano 115.5
4 2011 Jacoby Ellsbury 115.3
5 2012 Mike Trout 114.8
6 2008 Jose Reyes 111.5
7 2013 Shin-Soo Choo 110.6
8 2009 Hanley Ramirez 108.4
9 2004 Ichiro Suzuki 107.1
10 2010 Carl Crawford 101.8
11 2001 Ichiro Suzuki 101.3
12 2005 Johnny Damon 97.3
13 2003 Juan Pierre 91.9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MVP 시즌의 ’07 지미 롤린스는 무려 123.7의 xR을 기록했다. 그는 41개의 많은 도루를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38개의 2루타, 20개의 3루타, 3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러한 많은 TB+SB(Total Bases+Stolen Bases)로 인해 xR 값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06 사이즈모어가 그 뒤를 이었는데, 그 역시 53개의 2루타와 28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02 소리아노도 .332라는 비교적 낮은 출루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15.5의 높은 xR을 기록했다. 51개의 2루타와 39개의 홈런, 그리고 41개의 도루를 기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높은 xR을 기록한 ’07 롤린스, ’06 사이즈모어, ’02 소리아노, ’11 엘스버리, ’12 트라웃은 상대적으로 홈런을 비롯한 장타의 비중이 높았다. 홈런은 타순과 관계없이 직접 득점을 생산하므로 굳이 이들을 리드 오프 자리에 놓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타점 측면에서 보면 중심 타선으로 이동시키는게 팀에게는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물론 이들은 도루 또한 많기 때문에 단순한 거포는 아니다.)

4. RC*/25.5

역시 리드 오프의 득점 생산력을 평가하도록 고안한 스탯이다. 앞의 xR이 단순 누적값임에 반해, RC*/25.5 스탯은 선수의 아웃카운트를 고려하므로 효율성 면에서도 평가가 가능한 스탯이라 볼 수 있다.

Rank Year Player RC*/25.5
1 2012 Mike Trout 8.5
2 2009 Hanley Ramirez 8.0
3 2013 Shin-Soo Choo 7.4
4 2011 Jacoby Ellsbury 7.3
5 2004 Ichiro Suzuki 7.1
6 2006 Grady Sizemore 6.9
7 2001 Ichiro Suzuki 6.4
8 2007 Jimmy Rollins 6.3
9 2010 Carl Crawford 6.3
10 2002 Alfonso Soriano 6.1
11 2008 Jose Reyes 5.9
12 2005 Johnny Damon 5.8
13 2003 Juan Pierre 5.1

’12 트라웃이 8.5의 압도적인 수치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풀타임 첫 해였던 2012년은 사실 그가 139경기만을 뛰었던 해이다. 따라서 xR에서 조금 손해를 본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그는 166의 wRC+를 기록해 타 선수들을 압도했다. 리드 오프로서 출루+장타+도루(+주루/수비까지…) 모두가 완벽했던 시즌이었다. ’09 라미레스가 그 뒤를 이어 8.0의 높은 RC*/25.5를 기록했다. ’13 추신수, ’11 엘스버리, ’04 이치로 역시 7 이상 RC*/25.5의 뛰어난 시즌이었다.

여러 지표를 통해 최고의 리드 오프 시즌 성적을 살펴봤다. 네 가지를 모두 고려하여 가장 우수했던 리드 오프 시즌을 선정하자면 1) ’12 마이크 트라웃, 2) ’09 헨리 라미레스, 3) ’13 추신수, 4) ’04 이치로, 5) 자코비 엘스버리 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의 스타일이 서로 현저히 다르므로, 정말로 누가 더 가치있는가 하는 것은 결국 팀 상황에 의존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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