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오프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은?

2000년대 최고의 리드 오프 시즌을 살펴봤었다. ’12 마이크 트라웃, ’08 헨리 라미레스, ’13 추신수, ’04 이치로 등을 최고의 시즌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12 트라웃은 2번, 3번, 또는 4번 타순에 놓였어도 최고였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04 배리 본즈, ’06 앨버트 푸홀스, ’07 알렉스 로드리게스, ’13 미겔 카브레라 등이 리드 오프 타순에 있었다면, 그들 역시 최고의 리드 오프였을 것이다. 매우 많은 출루 횟수로 그만큼 팀에 득점 찬스를 많이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팀에 (2000년대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외한다면) 그렇게 뛰어난 타자는 기껏해야 한 명이다. 따라서 출루와 장타 능력 모두에서 뛰어난 타자들은 오히려 2~4번 타순에 배치하여 타점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팀에 더 유리할 것이다.

리드 오프로서 높은 출루율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만약 그 선수가 뛰어난 장타력마저 겸비하고 있다면, 팀의 입장에선 리드 오프 타순이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착안하여 팬그래프닷컴 커뮤니티에 LOR(Lead-off Rating)이라는 스탯이 소개됐다. 계산은 다음과 같이 한다.

  • LOR = OBP – ISO

높은 출루율(OBP)과 동시에 낮은 순수 장타율(ISO)을 갖는다면 높은 LOR 값을 갖게 된다. LOR 값이 높을수록 리드 오프 타순에 굉장히 적합한 선수인 것이다. 이 스탯은 계산의 단순함에 비해 상당히 유용하다. 출루율이 낮아 리드 오프로서 적합하지 않은 선수 또는 푸홀스, 트라웃, 미겔 카브레라와 같이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들은 LOR 값이 낮게 산출되기 때문이다. 팀에서 리드 오프 타순을 고려할 때, 단순 스피드나 출루율만을 살펴보는 것보다 LOR 스탯을 활용하는게 오히려 더 객관적일 수 있겠다. 그럼 올 시즌 현재까지(~7/5) LOR 상위 랭커들을 살펴보자.

Rank Player OBP ISO LOR
1 Casey McGehee 0.389 0.074 0.315
2 Jose Altuve 0.377 0.099 0.278
3 Matt Carpenter 0.375 0.106 0.269
4 Kurt Suzuki 0.363 0.094 0.269
5 Derek Jeter 0.323 0.055 0.268
6 Norichika Aoki 0.326 0.061 0.265
7 Carlos Ruiz 0.363 0.100 0.263
8 DJ LeMahieu 0.330 0.070 0.260
9 Joe Mauer 0.342 0.083 0.259
10 Robinson Cano 0.381 0.123 0.258
11 Matt Holliday 0.371 0.114 0.257
12 Ben Revere 0.312 0.059 0.253
13 Dustin Pedroia 0.354 0.103 0.251
14 Dexter Fowler 0.377 0.126 0.251
15 Howie Kendrick 0.348 0.101 0.247
16 Billy Butler 0.320 0.076 0.244
17 Adam Eaton 0.340 0.098 0.242
18 Dee Gordon 0.356 0.114 0.242
19 J.J. Hardy 0.317 0.075 0.242
20 Nick Markakis 0.353 0.111 0.242

케이시 맥기히가 .315로 가장 높은 LOR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2위 호세 알투베(.278)보다 훨씬 더 높은 값인데, 그는 출루율이 .389인 반면 ISO는 .074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의 성적만을 고려한다면, 그를 당장 리드 오프 타순으로 변경해야 한다. (물론 리드 오프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지만…) 맷 카펜터와 데릭 지터도 이번 시즌에 높은 LOR을 기록하고 있다. 로빈슨 카노 역시 올 시즌 리드 오프로 전향해도 어색하지 않을만큼의 높은 LOR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앨비스 앤드루스는 .241의 LOR을 기록하고 있어, 추신수의 .225를 능가한다. 추신수보다 출루율이 훨씬 더 낮긴 하지만(.317), ISO가 워낙 낮아(.076) 차라리 리드 오프로서 더 적합한 것이다. 조이 보토 역시 .235의 높은 LOR을 기록하고 있어, 리드 오프 타순에 배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빌리 해밀턴의 LOR은 겨우 .175이다.

이와 반대로 리드 오프 자리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선수는 누구일까? 역시 호세 아브레유이다. 그는 .325의 출루율을 기록한 반면, 무려 .340의 ISO을 기록함으로써 현재까지 -0.015의 LOR을 기록 중이다. (참고로 2004년에 배리 본즈도 -0.021의 마이너스 LOR을 기록했다.) 앨버트 푸홀스와 마이크 트라웃도 각각 .102와 .107의 매우 낮은 LOR을 기록 중이다. 현재의 트라웃(.107)은 리드 오프로서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심지어 데이빗 오티즈(.129)나 미겔 카브레라(.139)보다도.

참고로 LOR은 타자의 스피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현재 스탯의 한계일 수 있는데, 사실 스피드가 기대 득점에 생각만큼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점과 스탯의 엄청난 단순함을 감안하면 이걸로도 충분한 것 같다. 물론 향후 개선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끝으로 2000년 이후 단일시즌 기준 가장 높은 LOR의 선수들을 살펴보자. 역시 최고의 리드 오프라는 명칭이 잘 어울리는 선수들이 등장한다.

Rank Year Player OBP ISO LOR
1 2000 Luis Castillo 0.418 0.054 0.364
2 2009 Luis Castillo 0.387 0.043 0.344
3 2007 Reggie Willits 0.391 0.051 0.340
4 2008 Ryan Theriot 0.387 0.052 0.335
5 2004 Ichiro Suzuki 0.414 0.082 0.332
6 2004 Jason Kendall 0.399 0.071 0.328
7 2008 Chone Figgins 0.367 0.042 0.325
8 2006 Jason Kendall 0.367 0.047 0.320
9 2005 Luis Castillo 0.391 0.073 0.318
10 2007 Ichiro Suzuki 0.396 0.080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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