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데이비스와 마이크 트라웃의 3루타

타자의 순수한 파워를 측정하는 지표는 무엇이 있을까? 기존에 소개했던 스탯 중에서 장타율, ISO, HR+ 등이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특히 ISO는 타자의 순수한 파워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ISO는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값으로, 타자가 2루타, 3루타, 홈런과 같은 장타를 얼마나 많이 생산해냈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얼마 전 ‘The Hardball Times’에 선수의 스피드가 ISO 스탯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글이 올라왔다. 사실 2루타와 3루타는 타자의 파워 뿐 아니라 선수의 주루 스피드에도 큰 영향을 받는데, 그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똑같은 타구에 대해서 아드리안 곤잘레스는 1루까지만 갈 수 있는 반면, 야시엘 푸이그는 2루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스피드가 빠른 타자일수록 2루타와 3루타의 빈도 수가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이것은 ISO의 상승을 수반한다. 따라서 우리는 선수의 순수 파워를 측정하고자 할 때, 그 선수의 스피드를 감안해서 ISO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의 그의 분석에 따르면, 스피드 지수(Spd)가 1씩 상승할 수록 ISO는 평균적으로 0.005가 상승한다. 그러므로 선수의 스피드를 보정한 순수 파워 ISO+ 스탯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Spd의 평균값을 4.5로 가정.)

  • ISO+ = ISO + 0.005 x ( 4.5 – Spd )

이제 이 조정 스탯을 바탕으로 2013년 타자들의 ISO+ 순위를 확인해보자.

먼저 아래는 조정 전의 ISO 상위 10인의 기록이다.

  1. 크리스 데이비스: .348
  2. 미겔 카브레라: .288
  3. 브랜든 모스: .267
  4. 에드윈 엔카나시온: .262
  5. 데이빗 오티즈: .255
  6. 폴 골드슈미츠: .249
  7. 페드로 알바레즈: .240
  8. 호세 바티스타: .239
  9. 마이크 트라웃: .234
  10. 알폰소 소리아노: .234

이번엔 선수의 스피드를 감안해서 조정된 ISO+ 순위이다.

  1. 크리스 데이비스: .355
  2. 미겔 카브레라: .297
  3. 브랜든 모스: .267
  4. 에드윈 엔카나시온: .266
  5. 데이빗 오티즈: .260
  6. 폴 골드슈미츠: .250
  7. 페드로 알바레즈: .247
  8. 지안카를로 스탠튼: .245
  9. 호세 바티스타: .244
  10. 트로이 툴로위스키: .242

데이비스나 카브레라는 스피드가 워낙 느려서 조정 후에 ISO가 크게 상승하였다. 실제로 그들의 순수 파워는 ISO로 보여지는 것 이상이라는 의미이다. 1위부터 7위까지의 순위 변동은 전혀 없으며, 다만 스탠튼의 ISO가 조정 전 .231에서 조정 후 .245로 다소 상승한다. 이는 그의 매우 느린 스피드(1.8)에 의한 것이다. 반대로 트라웃의 ISO(.234)는, 6.8의 매우 높은 그의 스피드 덕에, 조정 후 .223으로 감소하게 된다.

그 외에 주요 선수들의 기록을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ISO/ISO+): 아담 던(.223/.240), 알폰소 소리아노(.234/.233), 로빈슨 카노(.202/.210), 카를로스 고메즈(.222/.204), 프린스 필더(.178/.193), 조이 보토(.186/.191), 앤드류 맥커친(.190/.184), 아드리안 곤잘레스(.168/.183), 추신수(.178/.178), 조 마우어(.153/.169), 야디어 몰리나(.158/.168), 맷 카펜터(.162/.162), 파블로 산도발(.139/.154), 더스틴 페드로이아(.114/.115), 자코비 엘스버리(.128/.110), 아오키 노리치카(.084/.084), 스즈키 이치로(.081/.076), 엘비스 앤드루스(.060/.050).

이번엔 2000년 이후 단일 시즌 조정 ISO+ 순위를 살펴보자. (괄호 안은 조정 전 ISO.)

  1. 배리 본즈 (2001년): .528 (.536)
  2. 배리 본즈 (2004년): .453 (.450)
  3. 배리 본즈 (2002년): .432 (.429)
  4. 새미 소사 (2001년): .414 (.409)
  5. 배리 본즈 (2003년): .411 (.408)
  6. 짐 토미 (2002년): .385 (.373)
  7. 배리 본즈 (2000년): .376 (.381)
  8. 루이스 곤잘레스 (2001년): .368 (.363)
  9. 트레비스 해프너 (2006년): .364 (.350)
  10. 라이언 하워드 (2006년): .362 (.346)

2000년대 본즈의 스피드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은 아니었기에(~4.0), 그의 ISO+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반면 2006년의 라이언 하워드는 1.3의 매우 낮은 Spd를 기록하며, 0.346의 ISO가 조정 후에 0.362까지 상승하게 되었다. 참고로, 2004년에 마이크 피아자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Spd(0.5)를 기록했는데, 그의 0.178 ISO는 조정 후에 .198까지 상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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