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최고의 클러치 타자는? (2)

우리는 타자의 공격력을 평가할 때 주로 wOBAwRC+를 활용한다. wRC+는 wOBA를 기반으로 계산한 스탯으로, 타자의 리그 평균 대비 득점 기여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wOBA는 상황 중립적인 스탯이어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의 홈런과 주자가 만루일 때의 홈런의 가치를 동등하게 취급한다. 따라서 이 스탯은 타자의 실제 득점 기여도와 약간 차이가 있으며, 타점과의 상관관계도 그리 높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RE24 (Runs above average by the 24 base/out stats) 스탯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계산은 아래와 같이 간단하다.

  • RE24 = ( 타석에서 플레이 후의 기대 득점값 ) – ( 타석에서 플레이 전의 기대 득점값 ) – ( 리그 평균값 )

기대 득점은 당시 팀의 아웃카운트와 주자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총 24가지의 상황이 있다.) 이는 통계적으로 계산되었으며, Tom Tango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타자의 누적 RE24를 확인함으로써, 실제 그 타자의 리그 평균 대비 득점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다. RE24는 WPA와는 달리, 이닝이나 팀의 점수 등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WPA보다는 더 상황 중립적이며 팀의 득점과는 더 상관관계가 더 높다. WPA가 특정 클러치 상황에 너무나 큰 영향을 받는 스탯인 점을 고려하면, RE24는 유용성이 훨씬 더 높다고 봐야겠다. 아래는 2013년 RE24 상위 10인이다.

[2013년 RE24]
1. 미겔 카브레라: 75.19
2. 마이크 트라웃: 72.38
3. 크리스 데이비스: 68.79
4. 폴 골드슈미트: 66.51
5. 프레디 프리먼: 65.14
6. 맷 카펜터: 51.03
7. 추신수: 50.81
8. 조이 보토: 50.62
9. 로빈슨 카노: 50.23
10. 맷 할러데이: 49.33

그럼 RE24가 높은 선수들은 클러치 능력이 좋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클러치 능력이 있는 선수는 ‘본인의 실력에 비해서’ RE24 값이 높게 나타나야 한다. 따라서 RE24를 그 선수의 실제 득점력과 비교해야 한다. 한 선수의 리그 평균 대비 득점 기여도는 wRAA를 활용하면 된다. wRAA는 wOBA를 바탕으로 계산한 스탯으로, 중립적인 상황에서 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더 득점 기여도를 지니는지를 나타낸다. RE24와 wRAA는 단위가 모두 ‘득점’으로 같기 때문에, 두 값의 차이를 통해 우리는 클러치 능력(또는 결과)을 확인할 수 있다. 값이 양수이면 득점 상황에서 더 잘한 것이고, 음수이면 더 못한 것이다. 아래는 2013년 결과이다.

[2013년 (RE24-wRAA)]
1. 프레디 프리먼: 28.94
2. 알렌 크레이그: 25.10
3. 아드리안 곤잘레스: 20.11
4. 브랜든 필립스: 19.10
5. 맷 할러데이: 16.83
6. 다니엘 머피: 16.65
7. 폴 골드슈미트: 16.41
8. 엘비스 앤드류스: 16.32
9.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13.25
10. 살바도르 페레즈: 13.24

이 선수들은 본인의 실제 성적에 비해 타점이 높게 나타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프리먼의 경우는 득점 상황에서 더 뛰어났기 때문에, wOBA로 예상되는 득점 기여도보다 무려 30점 가량 팀에 더 기여할 수 있었다. 필립스의 경우도 올 시즌 .307의 wOBA와 91의 wRC+ 성적으로 평균 이하의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클러치 상황에서의 활약으로 무려 19점의 생산력을 더 보였으며 총 103 타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 외 주요 선수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마이크 트라웃(11.28), 추신수(6.81), 스즈키 이치로(6.67), 자코비 엘스버리(3.16), 미겔 카브레라(3.09), 데이빗 오티즈(2.86), 조이 보토(1.52), 앤드류 맥커친(0.88), 프린스 필더(-2.99), 마이클 영(-10.53), 아드리안 벨트레(-16.15). 그럼 이번에는 2000년 이후 누적 RE24-wRAA 값을 살펴보자.

[2000년 이후 (RE24-wRAA)]
1. 스즈키 이치로: 131
2. 바비 아브레유: 122
3. 카를로스 벨트란: 110
4. 지미 롤린스: 110
5. 아드리안 곤잘레스: 88
6. 랜스 버크먼: 88
7. 칼 크로포드: 82
8. 가렛 앤더슨: 76
9. 치퍼 존스: 68
10. 호세 레이예스: 67

이치로는 2000년 이후 누적 클러치 스탯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RE24-wRAA 에서도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적어도 그에게는 클러치 능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며, 단순히 wRAA나 wOBA 수치만으로 폄하되기에는 무리가 있는 유형의 선수라 볼 수 있다. 대부분 발 빠른 타자들이 많이 순위권에 보이는데, 그것은 아마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장타력보다 병살타를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기대 득점을 높이는 측면에서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럼 2013년에 실제로 가장 많은 득점 기여도를 보인 선수는 누구라고 해야할까? 그것은, 앞에서의 (RE24-wRAA) 값을 선수의 예상 득점 기여도에 더해주기만 하면 된다. 선수의 득점 기여도를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wOBA 기반의 wRC(weghted Runs Created)를 활용한다. wRC는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 wRC = [ { ( wOBA – 리그 wOBA ) / wOBA scale } + ( 리그 득점 / 리그 타석 ) ] x 타석

수식은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타석 당 타자의 득점 기여도를 계산한 후, 타석을 곱해줘서 시즌 총 득점 기여도를 산출하는 것이다. 여기서 wOBA를 기반으로 계산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wRC는 상황 중립적인 스탯이다. (이를 평균값 100으로 조정한 스탯이 wRC+이므로, 이도 마찬가지로 상황 중립적 스탯이다.) 실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선수의 득점 기여도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RE24-wRAA)를 wRC에 더해주면 된다. 이 값을 편의상 ‘RE24RC’라고 하자.

  • RE24RC = ( RE24 – wRAA ) + wRC

이 스탯은 단위가 득점이며, 평균값은 타점과 비슷하게 측정된다. 2013년 순위를 살펴보자.

[2013년 RE24RC]
1. 마이크 트라웃: 151
2. 미겔 카브레라: 147
3. 폴 골드슈미트: 144
4. 크리스 데이비스: 142
5. 프레디 프리먼: 133
6. 조이 보토: 130
7. 맷 카펜터: 129
8. 추신수: 128
9. 로빈슨 카노: 124
10. 조쉬 도날드슨: 117

득점 상황을 고려한, 2013년 실제의 득점 기여도 순위라고 볼 수 있겠다. 만약 타점이라는 스탯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이 RE24RC 스탯으로 대체하면 좋을 것 같다. 타점과의 평균값 차이도 크지 않고, 단위 및 의미도 유사하므로 이 스탯에 xRBI라는 이름도 어울리겠다. 그 외 다른 선수들의 RE24RC 성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앤드류 맥커친(116), 데이빗 오티즈(108), 프린스 필더(100), 아드리안 벨트레(94), 야디어 몰리나(91), 버스터 포지(90), 브랜든 필립스(88), 자코비 엘스버리(87), 알폰소 소리아노(85), 조 마우어(78), 안드레 이디어(75), 스즈키 이치로(53). 그럼 이번에는 2000년 이후 누적 RE24RC값을 살펴보자.

[2000년 이후 RE24RC]
1. 앨버트 푸홀스: 1731
2. 알렉스 로드리게스: 1549
3. 토드 헬튼: 1505
4. 랜스 버크만: 1496
5. 바비 어브레유: 1490
6. 카를로스 벨트란: 1370
7. 데이빗 오티즈: 1366
8. 치퍼 존스: 1364
9. 데릭 지터: 1363
10. 미겔 카브레라: 1339

그 외 주요 선수들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이치로(1323), 매니 라미레즈(1254), 블라드미어 게레로(1252), 배리 본즈(1124), 마이클 영(1120), 맷 할러데이(1079), 데이빗 라이트(1018), 프린스 필더(980), 앤드류 존스(955), 칼 크로포드(908), 조 마우어(884), 로빈슨 카노(812), 핸리 라미레즈(773), 조이 보토(755), 안드레 이디어(694), 프랜든 필립스(693), 맷 켐프(621), 조쉬 해밀턴(611), 추신수(602), 앤드류 맥커친(533), 자코비 엘스버리(440).

참고로 이 스탯과 다른 스탯 간의 R-Squared 값을 살펴보면 (2013년 기준) : wRC(.89), wRAA(.76), RE24(.90), Clutch(.01), WAR(.53), WPA(.80), RBI(.52)로 나타난다. RE24와의 연관성이 매우 높으므로, RE24만을 참조하여도 크게 무리가 없다. 개인적으로, 타자로서의 활약상을 평가하는데는 RE24 또는 RE24RC가 가장 좋은 스탯이라고 생각한다.

  • Share on Tumb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