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의 컨택은 배리 본즈보다 한 수 위? (2)

얼마 전에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는 위치를 고려하여 컨택 능력을 판단하는 True Contact 스탯을 소개했다. 현역 선수 중 이치로가 가장 높았는데, 이를 근거로 컨택 능력이 매우 뛰어난 타자라고 언급을 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당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들은 자신의 컨택 비율(Contact%)을 더 높일 수 있으나 장타를 위해 일부로 이를 희생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타자들은 장타를 희생함으로써 컨택 능력을 더 높일 수 있을까? 이와 관련, 팬그래프닷컴의 Brad McKay는 자신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그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역시 타자들의 True Contact이 증가할 수록 장타력(컨택이 이루어진 공에 대한 장타율)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R^2=.327). 이는 실제로 컨택 비율이 높은 타자일수록 장타 비율은 적다는 것이다. Brad McKay는 더 나아가 이러한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투수들은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에게 직구를 ‘덜’ 던지며, 이로 인해 컨택 비율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타자가 맞이한 직구 비율(FB%)과 타자의 True Contact은 높은 상관관계(R^2=.245)를 보였다. 결국 타자의 컨택 능력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른 평균적인 거리 뿐 아니라, 투수들이 해당 타자에게 던진 직구의 비율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둘을 모두 고려한 타자의 컨택 능력을 Real Contact이라고 하자. 그리고 타자의 Real Contact과 장타력을 다시 비교한 결과, 상관관계가 거의 없음(R^2=.094)이 확인됐다. 즉, 타자의 장타력과 컨택 능력 간에 상관성은 거의 없으며, 둘은 별개의 능력처럼 보인다. 대부분 장타력 높은 타자가 낮은 컨택 비율을 보였던 것은, 그들이 컨택 위주의 타격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컨택이 어려운 공을 많이 맞이했기 때문이다. 아마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스윙은 이미 충분히 최적화되어, 장타와 컨택 간에 선택할 만한 여유는 거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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