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투수의 전성기는 왜 따로 없을까?

이전에 투수는 전성기가 따로 없고, 젊을수록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것은 모든 유형의 투수들의 평균값일 뿐이다. 삼진을 잡는 능력,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능력, 인플레이 타구에 대해 출루시키지 않는 능력 등은 모두 다를 것이다. 타자와 마찬가지로, 투수도 경험을 많이 필요로 하는 능력은 노화가 더 느릴지 모른다. 이것이 사실인지 확인해보자.

메이저리그 1920~2019년 투수들의 K%+, BB%+, BABIP+, 스탯을 기준으로 이를 확인해보자. 플러스(+)가 붙어있는 이 조정 스탯은 리그평균을 100으로 조정한 스탯이다. 따라서 각 시즌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분석이 가능하다. 투수에게 K%+는 높을수록, BB%+와 BABIP은 낮을수록 좋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생존자 편향을(survivorship bias)을 줄이기 위해, 연령별 평균을 구하지 않고, 나이가 한살씩 증가할 때마다 해당 스탯의 평균 변화값을 측정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 19살에서 20살로 증가할 때, 해당 선수들의 스탯 평균 변화량을 구한다.
  • 20살에서 21살로 증가할 때, 해당 선수들의 스탯 평균 변화량을 구한다.
  •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계속 나이별로 선수들의 스탯 평균 변화량을 구한다.
  • 각 나이별 스탯 평균 변화량을 누적하여 더한다.

이어지는 두 시즌에서 모두 50이닝 이상을 기록한 투수를 대상으로 했으며, 편향을 줄이기 위해 이닝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하면, 각 연령별 동일한 선수들의 성적 변화로, 노화 곡선을 비교적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먼저, K%+의 노화 곡선은 다음과 같다.

위 결과에 의하면, 투수들의 탈삼진 능력 역시 전성기가 따로 없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탈삼진 능력은 꾸준히 감소한다. 나이가 들수록 하락세는 더욱 커진다. 만 27살 시즌은 만 20살 시즌보다 약 10% 줄어들고, 만 33살 시즌은 만 20살 시즌보다 무려 30% 줄어든다. 그만큼 투수들은 많은 탈삼진에만 의존하며 롱런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BB%+의 노화 곡선은 다음과 같다

위 결과에 의하면, 투수들이 볼넷을 피하는 능력의 전성기는 만 26~28세이다. 20살부터 볼넷비율은 점차 줄어들다가, 28살부터 다시 늘어난다. 젊을수록 탈삼진 능력이 좋은 것과는 다르게,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능력은 어느정도의 경험이 필요한것 같다.

BABIP+의 노화 곡선은 다음과 같다.

이 결과는 의외이다. BABIP 역시 탈삼진 능력처럼 전성기가 따로 없다. 즉, 나이가 들수록 투수의 BABIP은 계속 증가한다. BABIP이 증가한다는 것은 투구의 위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전성기가 따로 없는 것은, 투수의 탈삼진 능력과 BABIP이 나이가 들수록 계속 나빠지기 때문이다. 물론 볼넷을 회피하는 능력은 어느정도의 경험이 필요하다. 뛰어난 구위에만 크게 의존하는 투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스타일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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