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규정이닝을 지금보다 낮춰야 할까?

선발투수들이 소화하는 이닝 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하다. 투수들의 실력이 과거보다 상향 평준화되기 때문이다. 실력이 뛰어난 일부의 투수가 대다수의 이닝을 소화하는 것보다 이닝을 적절하게 분배해서 소화하는 게 팀에게 더 유리하다.

그러나 규정이닝은 변하지 않는다. 규정이닝이란 투수가 한 시즌의 성적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 이닝으로, 계산은 ‘팀 경기 수 × 1’ 로 한다. 투수가 아무리 뛰어난 ERA를 기록해도, 규정이닝을 만족하지 못하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문제는 투수들의 소화 이닝이 감소하면서, 규정이닝을 만족하는 투수들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8월 24일 기준으로, 규정이닝을 만족한 투수의 수는 AL과 NL 각각 20명, 24명이다. 겨우 팀당 한 명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아래 그림은 1920년 이후 팀당 규정이닝 투수의 평균 숫자이다.

역사적으로 규정이닝 투수는 팀당 평균 3~4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로 이 수치는 2명 이하까지 낮아졌다.

규정이닝 투수의 수가 줄어들면 무엇이 문제가 될까? 일단, 투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평균자책점 리더가 되기 위해서,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규정이닝을 충족시키는 게 더 중요해진다. 모든 비율 스탯이 다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규정이닝의 투수가 없어 평균자책점 리더가 없을 수도 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선발투수에게 물론 중요하지만, 이는 별개로 평가해야 한다.

그렇다면 규정이닝 투수의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히, 다음의 방법을 생각해보자.

  • 이닝 수를 기준으로 투수들의 순위를 매긴다.
  • 임의의 숫자 n을 정한다.
  • n × 팀 수’ 에 해당하는 순위의 투수 이닝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n을 3이라 가정하자. 현재 총 30팀이 있으므로, 3 × 30 = 90 이 기준이 된다. 즉, 90위 투수의 이닝 수가 규정이닝의 기준이 된다. 2021년 8월 23일 기준으로, 그 값은 98 이닝이다.

아래 그림은 n이 1~5 일 때, 1920년 이후 규정이닝 값이다.

팀당 1명을 기준으로 하면 매우 높은 규정이닝이, 반대로 팀당 5명을 기준으로 하면 매우 낮은 규정이닝이 결정된다. 팀당 3명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 그러면 규정이닝이 역사적으로 162이닝과 매우 유사하며, 최근엔 130~140 이닝 수준으로 낮아진다. 또, 시대와 관계없이 규정이닝 투수는 항상 팀당 평균 3명 정도가 된다.

이 기준으로, 2021년 8월 23일까지 규정이닝을 만족한 투수들의 ERA 순위는 다음과 같다.

RankNameIPERA
1Walker Buehler162.12.11
2Corbin Burnes1272.13
3Lance Lynn123.22.26
4Carlos Rodon109.22.38
5Freddy Peralta121.12.45
5Trevor Rogers1102.45
7Kevin Gausman1462.47
8Brandon Woodruff145.12.48
9Trevor Bauer107.22.59
10Max Scherzer132.12.65
12Zack Wheeler168.22.77
13Robbie Ray145.12.79
13Shohei Ohtani1002.79
15Marcus Stroman145.22.84
15Logan Webb98.12.84
18Wade Miley137.22.88
19Gerrit Cole1422.92
20Framber Valdez98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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