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낮은 승리기여도, 그리고 WPA Above Replacement

오승환은 5월 22일 현재까지 3.32의 평균자책점(ERA)과 10세이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팬그래프 기준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0.2로 매우 낮다. 반면, 구원투수 가치를 설명하기에 유용한 지표인 WPA(승리확률 기여도)는 0.44로 리그평균보다 우수하다, 그렇다면 WPA 지표를 기준으로, 그는 지금까지 대체선수수준 이상의 투구를 했다고 볼 수 있을까?

WPA는 투수가 등판한 상황의 승률 변화를 잘 설명하긴 하지만, 투수가 대체선수대비 얼마나 더 잘 던졌는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즉, 대체선수의 수준이라도 적절한 상황을 맞이했다면 높은 WPA를 기록할수도 있고, 반대로 낮은 WPA를 기록할 수 있다. 흔히 WPA는 구원 투수의 가치를 설명하기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체수준대비 얼마나 잘 던졌는지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WPA를 기반으로 대체수준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계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WPA를 유효 레버리지로 조정해야 한다. WPA는 중요도가 높은 마무리 투수에게 높은 확률 변화의 대한 보상을 모두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수준의 투수는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는 중요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 등장하지 않는다. 여러 구원 투수가 역할을 조금씩 조정하게 되며, 따라서 대체수준대비 승리기여도 계산 시 구원 투수의 레버리지 인덱스를 조정해야 한다.

또한, WPA는 대체수준과의 비교값이 아닌 평균과의 비교값이다. 따라서 리그평균적인 활약이 무시된다. 그러나 평균적인 수준은 팀에게 충분히 가치가 있으며, 이러한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 투수는 그리 흔하지 않다. 따라서 대체수준 이상이면서 평균 정도의 활약에 대해 보상이 아니라 오히려 패널티를 부과하는 WPA는, 더 뛰어난 투수와 경쟁하고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투수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스카이 캘먼(Sky Kalkman)은 더하드볼타임즈에 WPA Above Replacement(WPAAR)라는 스탯을 제안했다.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 WPAAR = WPA x eff_LI/LI + ( 2 x IP/180 for starter )

유효 레버리지만큼 WPA를 약간 조정해주고, 선발 투수에게 추가적으로 이닝에 따라 2 x IP/180 만큼을 더한다. 일반적으로 평균적인 선발투수는 대체수준의 투수보다 180이닝당 2승만큼의 기여도가 있다는 점을, 평균적인 구원투수는 대체수준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예를 들어 2016년 구원투수인 잭 브리튼과 선발투수인 존 레스터의 WPAAR를 계산해보자. 팬그래프에 의하면, 브리튼은 6.39, 레스터는 4.99의 WPA를 기록했다. WPA에 의하면 브리튼의 승리기여도가 더 높다. 다시 WPAAR로 조정해보자. 브리튼은 레버리지 인덱스(pLI)가 1.82이며, 이를 유효 레버리지(1.41)에 따라 감소시키면 6.39 x 1.41/1.82 = 4.95가 된다. 반면 레스터는 레버리지가 평균값인 1이므로 4.99의 WPA가 그대로 유지되며, 여기에 대체수준 이상의 기여도 2 x 202.6/180 = 2.25를 더해준다. 그럼 그의 WPAAR은 7.24로 증가한다. 결국 브리튼의 WPA가 더 높았지만, WPAAR로 평가하면 레스터의 승리기여도가 더 높은 것이다.

그럼 이번엔 오승환의 2017년 WPAAR를 계산해보자. 그는 0.44의 높은 WPA를 기록중이다. 이는 그의 높은 레버리지(2.28)를 모두 반영하여 계산한 것인데, 이를 1.64/2.28=0.72만큼 곱하면 WPAAR는 0.32로 감소한다. 물론 FIP 스탯을 기반으로 계산한 WAR와 달리, 여기엔 수비수의 활약도 포함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어쨌든 오승환은 그가 등판한 상황의 중요도를 감안했을 때, 대체수준보다 더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2017년 현재까지 투수들의 WPAAR 순위를 살펴보자.

RankNameIPWPAWPAARpLI
1Greg Holland18.22.23.692.35
2Dallas Keuchel63.22.253.031.07
3Chris Sale65.21.922.771.13
4Tony Watson19.21.472.602.54
5Craig Kimbrel19.21.732.481.87
6Cody Allen17.21.352.382.53
7Andrew Miller211.732.281.64
8Wade Davis17.11.622.221.74
9Mike Leake53.11.632.200.98
10Ervin Santana611.562.140.88
11Yu Darvish63.21.342.121.11
12Brandon Kintzler201.492.091.81
13Jason Vargas48.21.462.041.06
14Zack Greinke58.11.382.000.96
15Corey Knebel221.371.971.88
16Clayton Kershaw62.21.351.930.83
17Dylan Bundy57.21.241.891.02
18Carlos Carrasco521.331.850.91
19Carlos Martinez57.21.081.741.05
20Danny Duffy57.21.091.741.03

13 thoughts on “오승환의 낮은 승리기여도, 그리고 WPA Above Replacement

  1. 이를 올시즌 kbo투수들에게 적용시켜서 war에 비해 저평가된 불펜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혹시 궁금한점을 여쭤보고싶은데 가능할까요..?ㅠㅠ
    wpaar로 계산했을 시 기아의 문경찬선수같은 경우 war에 비해 굉장히 낮게 나와서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는데, 문경찬 선수는 high lev 상황에서 오히려 피OPS가 높게 나오고 승계주자 실점률이 굉장히 높게 나오는 등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선수들이 좀 있는 것 같아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WPAAR이 WAR에 비해 많이 낮게 나온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합니다…ㅠㅠ

  2. 아…statiz 기반 war 로 계산해본것인데, 스탯티즈는 RA 기반의 war를 제공하나요?ㅠㅠ 그렇다면 kbo같은 경우 kwar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까요?

  3. 선발투수를 평가하는 목적으로 WPA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예전 글에 작성하셨는데, 이 본문에서 나타낸 선발투수의 WPAAR는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데 도움을 줄까요..? 만약 도움을 준다면, 그 차이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 선발투수의 WPAAR 역시, 선발투수 평가에 별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WPAAR 스탯은 선발투수와 구원투수의 WPA를 같은 기준에서, WAR 스케일로 비교하기에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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