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와 스피드를 동시에 지닌 가장 완벽한 선수는?

파워와 스피드 툴을 동시에 지닌 타자는 리그에서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된다.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다. 래퍼 제이지(Jay-Z)가 운영하는 고급 클럽의 이름 40/40는 홈런 40개와 도루 40개를 의미하며, 그것은 특권층만이 지니고 있는 최고급 수준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타자의 파워와 스피드 두 능력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빌 제임스(Bill James)가 고안한 스탯 Power-Speed Number (PSN)가 있다. 이 스탯은 간단히 타자의 홈런과 도루를 조화 평균으로 계산한다. 수식은 다음과 같다.

PSN = 2 × (HR × SB) / (HR + SB)

조화 평균은 그 정의에 의해서,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보다 항상 작거나 같다. 오직, 조화 평균을 취하는 두 값이 서로 같을 때만 산술/기하 평균값과 같아진다. 즉, PSN은 홈런과 도루의 숫자가 균형을 이룰 때 그 값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타자의 PSN 값을 보면 그가 얼마나 파워/스피드 두 능력을 균형있게 잘 갖추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PSN 순위를 살펴보자.

1. 카를로스 고메즈: 30 (홈런: 24, 도루: 40)
2. 마이크 트라웃: 29.7 (홈런: 27, 도루: 33)
3. 알렉스 리오스: 25.2 (홈런: 18, 도루: 42)
4. 헌터 펜스: 24.2 (홈런: 27, 도루: 22)
5. 앤드류 맥커친: 23.6 (홈런: 21, 도루: 27)
6. 알폰소 소리아노: 23.5 (홈런: 34, 도루: 18)
7. 윌 베너블: 22 (홈런: 22, 도루: 22)
8. 제이슨 킵니스: 21.7 (홈런: 17, 도루: 30)
9. 코코 크리스프: 21.4 (홈런: 22, 도루: 21)
10. 폴 골드슈미트: 21.1 (홈런: 36, 도루: 15)

고메즈와 트라웃이 압도적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둘은 PSN이 거의 30으로, 홈런/도루 30-30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셈이다. 10위를 기록한 골드슈미트의 PSN이 21.1인데, 그만큼 20 정도의 PSN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겨우 10여명만이 기록할 정도의 힘든 기록이다. (참고로, 추신수는 20.4의 PSN으로 전체 11위를 기록했다.) 2013년 홈런 1위 크리스 데이비스는 53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도루가 4개에 불과해서 PSN 값이 7.4에 그쳤다. 반대로 자코비 엘스버리는 도루가 52개이지만, 홈런이 9개에 불과해 15.3의 PSN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2000년 이후 PSN 순위를 살펴보자.

1. 알폰소 소리아노 (2006년): 43.3 (홈런: 46, 도루: 41)
2. 알폰소 소리아노 (2002년): 39.9 (홈런: 39, 도루: 41)
3. 카를로스 벨트란 (2004년): 39.9 (홈런: 38, 도루: 42)
4. 블라드미르 게레로 (2002년): 39.4 (홈런: 39, 도루: 40)
4. 맷 켐프 (2011년): 39.4 (홈런: 39, 도루: 40)
6. 마이크 트라웃 (2012년): 37.2 (홈런: 30, 도루: 49)
7. 헨리 라미레즈 (2007년): 36.9 (홈런: 29, 도루: 51)
8. 알폰소 소리아노 (2003년): 36.4 (홈런: 38, 도루: 35)
9. 블라드미르 게레로 (2001년): 35.4 (홈런: 34, 도루: 37)
10. 그래디 사이즈모어 (2008년): 35.3 (홈런: 33, 도루: 38)

2000년 이후 40이상의 PSN 값은 소리아노가 유일하게 기록했다. 이는 홈런/도루 40-40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치이다. 소리아노와 게레로가 순위권에 많이 보이며, 가장 최근의 기록으로는 2011년의 맷 켐프와 2012년의 트라웃의 기록이 눈에 띈다. 그럼 역대 1위 PSN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1. 알렉스 로드리게스 (1998년): 43.9 (홈런: 42, 도루: 46)
2. 알폰소 소리아노 (2006년): 43.3 (홈런: 46, 도루: 41)
3. 에릭 데이비스 (1987년): 42.5 (홈런: 37, 도루: 50)
4. 리키 헨더슨 (1986년): 42.3 (홈런: 28, 도루: 87)
5. 배리 본즈 (1996년): 40.9 (홈런: 42, 도루: 40)
5. 호세 칸세코 (1988년): 40.9 (홈런: 42, 도루: 40)
7. 바비 본즈 (1973년): 40.9 (홈런: 39, 도루: 43)
8. 배리 본즈 (1990년): 40.3 (홈런: 33, 도루: 52)
9. 알폰소 소리아노 (2002년): 39.9 (홈런: 39, 도루: 41)
10. 카를로스 벨트란 (2004년): 39.9 (홈런: 38, 도루: 42)

역대 PSN 10위 내의 기록이 대부분 1980년대 이후 최근에 이루어진 것이다. 1920년 이전의 과거에는 선수들의 홈런 개수가 매우 적었다. 그러나 라이브볼 시대 이후 홈런의 개수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면서 선수들의 PSN도 증가하게 되었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 리그 홈런의 개수 증가 및 역대급 재능을 지닌 그 분이 등장하면서, 43.9의 역대 1위 PSN 기록이 탄생했다. 당분간 이 기록은 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도루가 이전처럼 많이 시도되지 않는 분위기이며, 타자들의 홈런도 다소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에게는 풀시즌 1년 차와 2년 차에 이미 37.2와 29.7의 PSN을 기록한 마이크 트라웃이 있다. 앞으로 그의 파워가 더욱 증가한다면, 40 이상의 PSN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현재의 시각에서, PSN 스탯은 선수의 파워와 스피드를 온전히 대표기에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타자의 타수나 도루 성공률 등이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ISOBsR이 선수의 파워와 스피드를 대표하는 지표로 더 적절할 수 있겠다. 추후 이를 활용한, 좀 더 업그레이드 된 PSN 스탯을 고안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