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디어 몰리나가 없는 아담 웨인라이트는 평범한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가 올 시즌에도 역시 사이영 컨텐더 수준의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야디어 몰리나와 배터리를 이뤘을 때의 ERA가 무려 1.78로, 그렇지 않을 때의 3.59 ERA와 크게 대조된다. 그렇다면 이것은 몰리나의 뛰어난 투수리드 능력(game-calling ability)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cERA(catcher`s ERA)라는 스탯이 있다. 이것은 해당 포수가 수비로 있을 때, 그의 팀 투수들의 ERA를 의미한다. 포수의 투수리드 능력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쉬운 스탯인데, 현재 ESPN에서는 포수의 수비 지표 중에 하나로 이 스탯값을 제공하고 있다. 아래는 올 시즌 포수들의 cERA 기록이다. 100경기 이상 출전 포수만을 대상으로 했다.(~9/24)

Rank Player Team Game cERA
1 Yadier Molina STL 104 3.16
2 Derek Norris OAK 112 3.17
3 Salvador Perez KC 141 3.21
4 Mike Zunino SEA 125 3.25
5 Russell Martin PIT 104 3.32
6 Buster Posey SF 109 3.37
7 Jarrod Saltalamacchia MIA 105 3.62
8 Devin Mesoraco CIN 106 3.64
9 Jonathan Lucroy MIL 132 3.67
10 Travis d’Arnaud NYM 105 3.68
11 Carlos Ruiz PHI 105 3.70
12 Brian McCann NYY 106 3.72
13 Yan Gomes CLE 124 3.76
14 Chris Iannetta LAA 101 3.78
15 Alex Avila DET 118 3.90
16 Dioner Navarro TOR 109 3.96
17 Tyler Flowers CHW 123 3.97
18 Jason Castro HOU 112 4.19
19 Welington Castillo CHC 104 4.30
20 Miguel Montero ARI 129 4.36

야디어 몰리나는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포수 중에 3.16이라는 가장 낮은 cERA를 기록하고 있다. 얼핏 봐도 그가 수비적으로 뛰어난 포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사실 cERA만으로는 해당 포수의 능력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cERA는 포수뿐 아니라 같이 호흡을 맞춘 투수, 구장, 수비수 등 기타 여러 외부효과에 의해서 크게 좌우되는 스탯이기 때문이다. 이를 보정하기 위한 것으로 John Dewan가 The Fielding Bible에 포수의 Earned Runs Saved 스탯을 소개했다. 계산 과정은 다음과 같다.

  • 특정 투수의 ERA에서, 해당 포수와 배터리를 맺었을 때 ERA를 뺀다.
  • 이 값을 실제 포수가 소화한 이닝수로 환산한다.
  • 해당 포수와 호흡을 맞춘 모든 투수에 대해서 위의 값을 계산하여 더한다.
  • 구한 값을 평균값으로 적절하게 회귀시킨다. 대략 (x이닝수/1440)로 계산하면 맞다.
  • 이를 파크팩터로 보정한다.

이렇게 얻어진 값을 Adj Earned Runs Saved 또는 RerC라고 한다. 이 스탯은 투수 실력에 따른 왜곡을 줄이면서도 적은 샘플 수로 인한 변동성도 크게 감소시키므로 현실적이다. 아래는 2014년 현재까지 포수들의 RerC 순위이다.(~9/24)

Rank Player Team Game RerC
1 Yadier Molina STL 104 5
2 Carlos Ruiz PHI 105 5
3 Tyler Flowers CHW 123 5
4 Salvador Perez KCR 141 5
5 Caleb Joseph BAL 75 4
6 Hank Conger LAA 78 4
7 Jarrod Saltalamacchia MIA 105 3
8 Brayan Pena CIN 46 2
9 Anthony Recker NYM 48 2
10 Michael McKenry COL 49 2
11 Christian Vazquez BOS 50 2
12 John Baker CHC 54 2
13 Ryan Hanigan TBR 76 2
14 Russell Martin PIT 104 2
15 Roberto Perez CLE 27 1
16 Curt Casali TBR 28 1
17 Wil Nieves PHI 32 1
18 Hector Sanchez SFG 45 1
19 John Jaso OAK 54 1
20 Jeff Mathis MIA 60 1

몰리나는 RerC에 있어서도 5점으로 전체 1위에 랭크되었다. 그는 단지 좋은 투수들과 함께 하였거나, 구장이 투수 친화적이어서 낮은 cERA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얼마전 Grantland.comBen Lindbergh 분석에 의하면 10만개 이상의 많은 투구 샘플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몰리나가 있을 때의 ERA는 3.55, 반면 그가 없을 때 동일 투수들의 ERA는 4.30였다고 한다. 만약 이것을 실제 몰리나의 투수리드 능력(game calling)으로 본다면, WAR에서도 엄청난 가치를 고려해줘야 할 것이다. 이 수치를 만일 100% 그의 공헌으로 가정하여 WAR 계산에 반영한다면 그 값은 얼마나 될까?

편의상 몰리나를 제외한 세인트루이스 포수 능력을 리그 평균이라 가정하자. 그렇다면 몰리나는 9이닝당 4.30-3.55=0.75점을 더 기여한 셈이다(실점이라 가정). 올 시즌 예로 들면, 그가 포수로서 소화한 이닝이 약 914이므로, 0.75×914/9=76.2가 된다. 이것을 을 10점=1승으로 환산하여 대략 계산하면 무려 7.6승에 이른다. 이를 반영하면 마이크 트라웃의 WAR를 훌쩍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예전에 Tom Tango에게, 이 어마어마한 몰리나 기여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문의한 적이 있다. 그는 역시 cERA 스탯의 엄청난 노이즈때문이라 생각하였으며, UZR을 고안했던 MGL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정말 cERA는 이렇게 노이즈로 가득찬, 의미없는 스탯일까? 사실 이 주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이들의 연구 대상이었다. 포수의 투수리드 능력(Game calling)이 진짜로 존재하는지 말이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Keith Woolner는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포수와 투수 조합에 따라서 ERA가 크게 차이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분석 결과, 1) 이러한 차이는 순전히 운에 의해서 생기는 변동성과 정확히 일치하며, 2) 이 능력에 대한 연도별 상관계수도 0.0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포수의 game-calling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만일 존재하더라도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임계치 수준이하에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낸다. 현재까지 이 주장은 정설로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보는 포수의 cERA 값은 전부 운에 기인한다고 봐야겠다.

그래도 여전히 야디어 몰리나는 훌륭한 포수이다. 아담 웨인라이트 역시 훌륭한 투수이다. 둘의 조합 역시 물론 훌륭하다. 하지만 웨인라이트는 “몰리나”라는 포수없이도 (오랜 기간 투구를 한다면) 본인의 실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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