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롤디스 채프먼이 선발 투수가 된다면?

아롤디스 채프먼은 2014년 구원 투수로서 매우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52.5%의 삼진율(K%)를 비록하여, 0.89의 FIP 및 2.00의 ERA를 기록했다. 54이닝만을 소화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뛰어나다면 선발 투수로 활약을 하더라도 충분히 에이스급의 훌륭한 피칭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그 이상으로 클레이튼 커쇼를 뛰어넘는 슈퍼 에이스가 되진 않을까?

사실, 일반적으로 투수는 선발 투수로 던질 때보다 구원 투수로 던질 때의 성적이 더 좋다. 이러한 역할 차이로 인한 성적 변화는 이미 투수 WAR 계산에도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구원 투수로 던질 때의 성적이 더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구원 투수는 선발 투수보다 상대적으로 더 약한 타자를 상대하게 된다. 게임 후반이 될 수록 대타, 벤치 멤버 등이 타석에 빈번하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둘째, 구원 투수는 동일한 타자를 여러번 상대하게 되는 빈도가 낮다. 따라서 타자는 구원 투수를 상대할 때 매번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구원 투수는 선발 투수에 비해 훨씬 더 적은 이닝을 소화한다. 따라서 구원 투수는 상대하는 한 타자, 한 타자에 대해서 훨씬 더 전력 투구가 가능한 것이다.

그럼 만약 채프먼이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하게 되면 어느정도 성적이 하락하게 될까? Tom Tango, MGL, Andrew Dolphin이 쓴 책 <The Book>에 의하면, 선발과 구원을 모두 겸했던 투수들의 성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선발 투수로서 던질 경우 구원 투수일 때보다 평균적으로 .027의 wOBA가 상승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정도의 wOBA 상승은 어느정도의 투수 ERA 변화를 가져올까? 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Tom Tango의 아래 근사식을 이용하면 간단하다.

  • xERA = 12 x ( wOBA / ( 1 – wOBA ) )^1.5

여기서 xERA는 wOBA만으로 추정되는 투수의 ERA이다. 위 식에 의하면 평균적인 수준(~.320 wOBA)에서 27포인트의 wOBA 변화가 약 0.8점의 ERA를 높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평균적인 상황을 가정해보면 채프먼의 ERA도 약 0.8점 상승할 것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채프먼의 커리어 통산 2.32 ERA는 3.12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 정도 수치는 여전히 물론 훌륭하지만 커쇼의 통산 ERA(2.48?)와 비교하기에는 초라하다.

한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의 Nate silver 다른 분석 결과에 의하면, 구원 투수일 때보다 선발 투수일 때 ERA가 약 25% 상승한다고 한다. 이러한 가정을 채프먼에게 적용해보면 그의 통산 커리어 ERA는 2.9가 된다. 두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선발 투수로서의 채프먼은 약 2.9~3.1의 ERA 수준이라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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