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트라웃은 2019년 AL MVP가 될수 있을까? 아니면 또 MVP 투표 2위에 그칠까? MVP 여부와 관계없이 2019년에도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134경기 600타석에 들어서며 .291/.438/.645의 슬래시라인과 wOBA .436 wRC+ 180를 기록했다. WAR는 8.6이었다. 그의 커리어 성적을 감안하면, 딱히 임팩트 있는 시즌은 아니었지만, 2016년처럼 못하지도 않았다.

놀라운 것은 WAR, RE24, WPA 세 지표 모두에서 2019년 AL 1위라는 것이다. 트라웃은 이미 지난 2014년과 2016년에 세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두 시즌에 MVP를 수상했다. 이 지표들은 최근 세이버메트릭스 분야에서 그 가치를 높게 인정받으며, 가장 중요한 지표들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트라웃은 사실상 2019년에도 AL 세이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셈이다. 우선, 세 스탯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WAR는 대체수준의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의미하며, 선수의 종합적인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이다. 선수 종합적인 가치 평가에 매우 유용하지만, 모든 타격 이벤트를 중립적인 상황에서 벌어진 것으로 간주하여 산출하므로, 팀의 공헌도와 직접적으로 연결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한편, RE24는 타석에서 당시 상황을 고려한 리그평균 대비 득점기여도이다. 팀의 아웃 카운트와 주자 상황을 기반으로,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 전/후 팀의 기대 득점 차이를 누적한 것이다. 타석에서의 실제 득점 기여도를 평가하기에 매우 유용하며, 실제 타점과의 상관관계도 높은 편이다.

반면, WPA는 당시 팀의 득점과 이닝상황을 고려하여, 타자의 타격 전/후 팀의 승리 확률변화를 누적한 것이다. 따라서 팀의 승리와 직결되는 순간에 좋은 타격을 보인 선수가 높은 값을 기록하게 된다. 실제 팀의 승리와 연결되는 중요한 스탯이므로, 최고의 선수(The Best Player)보다는 가장 가치있는 선수(Most Valuable Player)에 잘 어울리는 지표이다. 다만, RE24와 WPA는 선수의 수비 기여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제 2019년 트라웃의 성적을 다시 살펴보자. 그는 8.6의 WAR로 AL 2위인 알렉스 브레그먼(8.5)을 약간 앞선다. 하지만 WAR 스탯의 특성을 감안할때, 이 정도 차이는 거의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경기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만큼 브레그먼의 2019년도 대단했다. 트라웃의 RE24는 71.5점으로 역시 AL 2위인 브레그먼(60.0)을 크게 앞선다. WPA는 5.6으로 AL 2위인 맷 올슨(5.4)를 앞선다. 브레그먼은 5.0으로 AL 3위이다.

WAR뿐 아니라 RE24와 WPA까지 리그에서 1위를 하려면, 종합적인 가치뿐 아니라 팀의 득점과 승리에 밀접하게 연결된 플레이가 많아야 한다. 트라웃의 활약이 실제로 에인절스의 득점과 승리에 많이 기여하였음을 보여준다.

이전에 살펴본것처럼 1990년 이후 WAR, RE24, WPA 모두에서 ML 1위를 기록한 타자는 단 4명이며, 시즌은 9번이다. 이들은 모두 MVP에 선정되었다. 2019년 트라웃과 이들의 성적을 함께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Season	Name	WPA	RE24	WAR
2019	Mike Trout	5.62	71.47	8.6
2016	Mike Trout	5.87	66.43	8.3
2014	Mike Trout	7.18	66.71	7.9
2007	Alex Rodriguez	7.68	84.36	9.6
2004	Barry Bonds	13.06	128.94	11.9
2003	Barry Bonds	7.99	84.65	10.2
2002	Barry Bonds	10.51	118.51	12.7
2001	Barry Bonds	11.63	118.93	12.5
1994	Jeff Bagwell	5.79	66.6	7.8
1993	Barry Bonds	7.79	87.53	10.5

트라웃의 2019년은 2014년이나 2016년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이번엔 NL에 트라웃보다 RE24와 WPA가 더 높은 선수들이 있다. RE24는 앤서니 랜던(72.0)이, WPA는 크리스찬 옐리치(7.9)와 코디 벨린저(6.0)가 트라웃보다 더 높다.